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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학한림원 차기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이를 학회에 보고드립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차기원장 한 상 원
사진

사랑하는 대한비뇨의학회 회원 여러분

2024년 1월 25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총회에서 제가 차기원장으로 선출된 연유로 제게 대한비뇨의학회 웹진의 소중한 공간을 허락하여 주심에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2004년 4월 3일 창립된 의학 및 의학 관련분야의 석학단체로서 대한의사협회 외에는 의료법에 규정된 유일한 의사단체이고, ‘권위 있는 의학과 관련 학문 석학들의 중립적인 가치를 토대로 과학적 근거를 생성 통합하여 의학의 미래를 밝히며, 우리나라 보건의료 수준 향상을 통하여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한다.’가 미션이며, 2024년 4월에 창립 20주년을 맞이합니다. 한림(翰林)이라 함은 당나라 시대에 어원을 두고, 학사들이 모여서 정치에 참여하고 국정에 대해 논의했던 기구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며 통일신라, 고려 등 우리 고대국가에도 전파되어 그 이름이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원로 석학이 모여있되 그냥 친교단체가 아니라 이익으로부터 자유롭게 바른말 하는 단체로 보시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3개의 한림원이 있으며 의학한림원 외 나머지 2개는 설립순서로 과학기술한림원과 공학한림원이 있습니다. 의학한림원은 법률로서 보건복지부, 과학기술한림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학한림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법적 지위를 부여받고 지원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정부의 뜻에 따라 의견과 주장을 피력하는 것은 물론 아니고 그래서는 안 됩니다. 개인, 단체, 기관 이익으로부터 자유를 표방하며 미션에 있듯이 가치 중립적인 활동을 신조로 합니다. 학술원과 혼동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것은 국가에 이바지한 업적이 지대한 학자들을 모시고 국가에서 예우하는 단체이며, 적극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 이슈에 대하여 자기의 목소리는 내는 한림원들과는 활동성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의학회와 혼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대한의학회는 대한의사협회의 산하 조직이기는 하나 대한비뇨의학회를 비롯한 194개 회원학회가 포함된 단체입니다. 따라서 회원학회의 주장을 모아서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의무와 공통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지고 있으며, 대한비뇨의학회로서도 가장 중요한 모(母)단체이며 국민건강의 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이에 비하여 의학한림원은 국민건강을 위한다는 지향점은 같으나 각 학회의 이익에 매이지 않아 자유로우며 회원이 학회가 아니라 석학 개개인으로서 가치 중립적인 입장을 더 중요시 한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정회원은 학술연구 경력이 20년 이상인 자로서 학술적 발전에 현저한 업적을 가진 자 중에서 선출되며 현재 44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술업적과 경력이 필수이므로 회원들의 연령은 일반적인 학술단체보다 많으며 70세가 되면 종신회원으로 선임될 자격을 가지고 현재 종신회원은 216명입니다. 의학은 제 1분회부터 제 8분회까지 전공분야별로 나뉘어 있고, 9분회부터 11분회는 간호학, 약학, 치의학, 한의학 등 의료 관련 학문 분야, 물리학, 생물학 등 과학 분야, 사회과학, 의사학 등 인문학 분야를 망라합니다. 비뇨의학은 제 5분회에 속해 있으며 여기에는 현재 김수웅, 김원재, 김청수, 김현회, 나군호, 박광성(분회대표), 안한종, 이규성, 주명수 교수님(가나다순) 그리고 제가 정회원으로 소속되어 있고, 김세철, 백재승, 장성구, 조용현, 최형기, 최황 교수님(가나다순)께서 종신회원이십니다.

의학한림원은 13개의 상설위원회와 4개의 특별위원회를 조직하여 전방위(全方位)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슈가 되는 학술과 보건의료정책, 의학교육, 연구윤리, 의학연구수준평가, 의학용어표준화 등에서 잦은 토론회를 개최하고 수많은 인쇄물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화이자의학상을 심사하고 운영하고 암연구재단연구비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가이드라인 제정과 의료인 지식재산의 보호를 위한 연구와 활동을 하고 있으며 COVID-19의 극복과정에서 20여 회의 포럼과 30여 편의 출판물을 발간하였고 코로나 백신의 부작용 평가와 보상에서도 질병관리청과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의료계의 뜨거운 이슈인 의료일원화와 의대정원 문제에 대하여서도 3년 전부터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대 정원 문제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의 해결책에 대하여 해법을 계속 제시하고 건의하는데도 불구하고 최근에 정부에서 당황스러운 정책을 내어 이에 대한 대책에 대하여 연일 고민 중입니다.

의학한림원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활동은 Choosing Wisely (현명한 선택) 캠페인일 것입니다. 이는 비록 북미권에 시작된 캠페인이기는 하나 환자에게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배제하자는 운동으로써 의료자원의 낭비를 억제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하자는 취지에 기반하며 의학한림원이 6년 전부터 주도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비뇨의학회에서도 2년 전부터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고 의사가 이익만을 추구하는 직업이 아니라 사회의 공동선(善)을 위하여 노력한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연장선상에서 ‘환자중심 의료’, ‘과잉건강검진의 자제’ 등도 의학한림원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합니다.

저는 8년여 전 의학한림원에 입회하여 학술위원장, 기획집행이사, 부원장을 거쳐서 이번에 차기원장으로 선출되었고 3년 임기의 원장 임기의 시작은 2025년 1월 예정입니다. 대한비뇨의학회의 존경하는 선배께서 입회하고 계신 것을 보고, 나이가 되면 해야 하는가 보다 하고 입회 신청을 하고 심사 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비뇨의학과는 의학의 전체 분야에서 소수 분야입니다. 그러나 대한비뇨의학회는 8년 넘게 최우수 평가를 받은 학회이고 뛰어난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제가 중책을 맡게 된 데에는 자랑스러운 대한비뇨의학회의 배경이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해부학으로부터 시작하여 거의 모든 기초, 임상 분야에 입회 경쟁이 치열한 데 비하여 우리 비뇨의학 분야는 지원이 적어서 우리 과에 배정된 T.O. 조차 채우지 못한 현실입니다. 의학한림원은 평생 의업에 종사한 의학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기회를 주는 단체입니다. 우리 대한비뇨의학회 후배 회원님들의 많은 입회 지원을 기대합니다.

이상과 같이 의학한림원의 소개와 소감을 전하면서 전임 원장님으로부터 들은 말씀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행운으로 알고, 험한 밥을 함께 먹고 직접 손에 물을 묻힐 때 바른 가치와 철학이 온전히 후학들에게 전해질 것이고 사회가 발전할 것이다.”

감사합니다.